천천히,
정직하게 만드는
범우주 맛집,
달식당

26번째 이야기 / 2021.04.22

범우주맛집인 달식당은 김밥과 우동이 맛있기로 소문난 맛집이다. 천안역에서 나와 천안지하차도 방향으로 5분쯤 걷다보면 위트있는 현수막이 고객을 맞이한다.

김용월 대표님이 김밥 장사를 시작한 지는 36년이 넘고, 달식당으로 개업한 지는 만 3년이 되었다. 긴 시간동안 김밥과 함께 해온 대표님의 제 2의 시작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달식당 달식당

달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자리 잡은 주변 직장인 고객들로 매장은 빈자리가 없다. 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방역 지킴이 곰돌이는 우선 명부를 작성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남아있는 1인석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봄이 시작되자 달식당은 경영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키오스크 주문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키오스크 주문을 낯설어 하는 손님도 많았고, 연세가 있는 분들은 따로 설명해 드리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키오스크 도입 매장이 늘어나면서 손님과 대표님 모두 익숙해지셨다고 한다.

맛은 물론 착한 가격에 감동하는 대흥동 맛집


달식당의 대표 메뉴는 뭐니뭐니해도 속이 꽉 찬 김밥이다. 기본 김밥이 단돈 2천원으로 근래에 보기 힘든 가성비 만점의 김밥이다. 2018년도에 개업을 하면서 정한 가격이 아직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김밥 뿐만이 아니라 우동, 돈가스 등 다른 메뉴도 3년 전 가격에서 10원도 인상하지 않았다.

“가격은 고객과의 약속인데 물가가 올랐다고 해서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는 없지요. 서비스의 질도 그대로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달식당 대표님의 이야기다.

단골인 듯한 젊은 손님은 “달식당의 음식은 다 맛있다. 그리고 둘이 와서 김밥과 우동, 돈가스 하나씩 시켜도 가격이 저렴하니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골고루 맛있게 먹고 싶을 때는 늘 달식당을 찾는다.”라고 말했다.

달식당

사장님의 김밥 이야기를 듣다보니 주문한 새우튀김우동이 나왔다. 반찬은 셀프로 가져와 맛을 보았다. 단무지는 얇게 저몄지만 아삭함이 살아있다. 주방장의 경륜과 개성이 느껴졌다. 튀김새우가 우동에 반쯤 잠겨 나왔다. 눅눅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달리 부드럽고 고소하며, 바삭한 부분은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튀김의 내공이 만만치 않게 느껴졌다.

달식당

천안의 대표 김밥공장 시절, 서울 경기권에서도 주문 쇄도

1990년대 천안에는 김밥집이 하나뿐이었다고 한다.

주변 학교들의 소풍 시기가 오면 김밥을 사려는 어머니들이 새벽같이 찾아와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당시에는 공설시장(지금의 역전시장)쪽에서 김밥집을 운영했는데 개인 고객 뿐 아니라 회사나 군부대 단체 급식으로 김밥을 납품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문이 퍼져 천안은 물론이고 경기도 지역에서도 김용월 대표님이 만든 김밥을 받아다 팔았다고 한다.

“주문이 너무 많아서 백석공단에 김밥공장을 열었어요. 일본에서 김밥 마는 기계를 수입하고 직원 50명이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한 시간에 1200개씩 김밥을 만들어냈죠. 기차역, 버스터미널에서 팔던 김밥이 90년대에는 거의 다 우리 공장 김밥이었다고 보면 돼요.”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프랜차이즈와 브랜드 김밥이 나오면서 승승장구 하던 김밥사업도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지금의 ‘달식당’은 김밥 공장을 정리하고 초심에서 다시 시작하는 야심찬 인생 2기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달식당

장인의 음식장사 철학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


대표님이 고객과의 약속, 한결같은 맛과 정성을 고집하는 이유는 36년간 사업을 경영한 경영자로서의 철학이자 고집이기도 하다. 좋은 재료로 한결같은 맛을 지키기 위해 항상 노력 중이지만 현실의 벽은 자영업자의 큰 고민이다.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재료비 또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달식당의 메뉴는 주로 김용월 대표님이 개발했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남편인 김병수님이고, 아들 김철영님은 홀서빙 및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합심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정성을 다해 달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키오스크 도입도 이러한 인건비 절감 노력의 일환이다.

매장 앞에 걸린 익살스러운 현수막은 김용월 대표의 아들, 김철영님이 디자인한 것이다. 김철영님은 60년 전 할머니부터 시작된 김밥장사를 가족들이 평생을 바쳐서 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본인도 달식당을 이어받아 더욱 자랑스러운 천안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달식당의 소소한 이야기는 인스타그램(@moon____65)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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