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원도심 속
자연을 만나다.
자연염색공방
자연아놀자

29번째 이야기 / 2021.04.27

천안 명동 대흥동에 자연놀이터가 있다. 자연염색공방 '자연아놀자'가 바로 그곳이다.

'자연아놀자' 김연근 대표님은 “실의에 빠진 내 영혼을 구원해준 것이 바로 자연염색” 이라고 말한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에 자연을 물들여 힐링하는 '자연아놀자'에서는 어떻게 노는지 궁금해진다.

자연아놀자

김연근 대표님이 대흥동에 자리를 잡은 것은 2016년.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도시재생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때였다. 제주도에서 감물염색과 자연염색을 배우며 공방을 운영 했던 김연금 대표님은 가족들이 있는 천안에 자리를 잡기로 마음을 먹었고, 삭막했던 천안 원도심에는 아름다운 자연꽃밭이 생겼다.

자연아놀자

천안 원도심에 아름다운 꽃밭이

'자연아놀자'는 햇빛이 잘 들고 공터가 넓은 오룡 주차장 쪽에 자리를 잡았다. 염색재료가 되는 꽃들과 붉은수수 등을 재배하고 마당에 염색 천을 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연아놀자'를 찾은 체험자들은 “자연 염색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즐겁지만 꽃 모종이나 상추까지 덤으로 주시니 올 때마다 선물이 한가득”이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자연아놀자

자연염색 체험! 해보니 어렵지 않아요.

자연염색은 마, 인견, 면, 실크 같은 천연 섬유에 치자, 홍화, 쪽, 호두물 같은 자연 염료를 이용해 색을 입히는 작업이다. 체험자들은 손수건이나 스카프 염색부터, 탈색된 블라우스를 가져와 염색 할 수도 있다.

염료는 김연금 대포님이 미리 준비해 놓고 체험자들은 끊는 염료에 천을 염색하고 염매 처리하여 말리고 다림질하면 된다. 체험시간은 약 2시간 남짓 소요되며, 이후 멋진 작품들이 완성된다.

자연아놀자

대흥동에 사무실이 있어 참가하게 되었다는 정모씨는 “색이 바랜 비싼 면 셔츠에 무늬를 넣으니 너무 멋집니다. 비싼 옷이라 아까웠는데, 앞으로 한참 입을 수 있겠다.”며 바쁜 시간을 쪼개 참가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자연염색이 낯설어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멋진 스카프가 금방 만들어지네요. 너무 멋지죠?”라며 한껏 포즈를 취했다.

자연아놀자

자연염색은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하는 치료약

'자연아놀자'에서 염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재료를 이용한 만들기와 식물 가꾸기도 배울 수 있다.

'자연아놀자'에서 처음 체험을 하는 대부분의 참가자는 ‘천연염색’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김연근 대표님은 “우리가 자연에서 왔듯이 자연과 함께하면서 치유되는 프로그램이 '자연아놀자'에서 노는 법” 이라며 ‘자연염색’이라는 표현으로 알려 준다고 한다.

자연염색천으로 옷을 해 입으면 아토피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호두 염색의 경우는 비염이 있는 분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별한 경험과 함께 멋스럽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체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연 염색의 과정이 단순하고 쉽지만은 않다. 치자와 색깔별로 꽃잎을 삶고, 붉은 수수대를 다듬어 삶고, 호두 껍질을 벗겨 삶고 걸러 염료로 만드는 과정은 젊은 남자도 힘들어하는 중노동이다. 김연근 대표님은 이런 준비과정을 혼자 다 감당해냈었다. 그러면서 정작 체험은 무료로 하거나 재료비만 받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고생스러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자연염색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치유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자신이 제주의 감물 염색을 배우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원장으로 13년간 일을 했다. 교육과 경영을 함께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은 지쳐있었고 나를 위한 여행으로 무작정 제주도로 갔다. 거기서 감물 염색을 배우며 그는 ‘되살아났다’고 말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도 자연과 놀며 치유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연아놀자

매년 자연염색 패션쇼 열어

'자연아놀자'에서 염색 체험한 사람들이 매년 가을 패션쇼를 열고 있다. 지난 해까지 모두 4회의 패션쇼를 열었다. 1년간 염색체험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옷을 만들거나 스카프를 두르고 패션모델이 되는 행사이다. 지하상가나 천안청년몰에서 패션쇼를 했었고 작년에는 천안 CGV앞 공터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대흥동의 가을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패션쇼는 호두, 쪽, 감물, 치자 등 다양한 염색천의 아름다운 모습이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휘날리는 날 열린다. 김연근 대표님은 패션쇼 뿐 아니라 천안의 여러 공원에서 자연염색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자연염색 체험을 하려면?


김연근 대표님은 돈 욕심이 없이 그저 자연염색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좋았다고 말한다.

“자연염색체험은 최대한 무료로 할 수 있도록 했어요. 돈을 내더라도 재료비만 받는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운영상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 앞으로는 자연염색 상품을 판매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자연아놀자' 프로그램은 비정기적으로 진행이 되므로 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은 미리 전화로 신청하고 '자연아놀자' 카톡에 가입해놓는 것이 좋다. 올해에는 천안 호두마을에서 ‘천안의 색을 찾아서‘ 라는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체험 일정이 잡히는 대로 예약자들에게 순차적으로 기회를 주고 있으며, 학교나 단체에서 체험을 원하는 경우에도 출장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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