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골라도
예쁜 멀티 소품샵
오로라

152번째 이야기 / 2024.2.28

현대를 고도의 소비사회라고 불리는 이유는 지금은 소비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고른 하나하나가 모여 나의 개성이 된다. 그래서일까.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에 가면 주인이 지닌 오오라가 절로 느껴지는 곳이 있다. 천안역 지하도 상가에 위치한 멀티 소품샵 <오로라>도 그렇다.

악세서리와 스카프, 가방, 러그, 옷, 신발, 양산 등등 수많은 제품들 하나하나 내공이 느껴지는 이곳은 햇살같이 밝은 분위기 하나로 모두 정리된다. 다양한 제품이 있어도 산만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 모든 기분 좋은 에너지의 원천지, 강현서 대표를 만나보았다.

특별하고 유니크한 오로라의 빛

2023년 1월에 문을 열어 이제 막 첫돌을 맞은 <오로라>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행운을 줄 수 있는 매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호를 지었다. 찰떡인 네이밍 센스를 지닌 강대표는 어릴때부터 악세서리에 관심이 많았고 마침내 이곳 지하상가에서 본인만의 매장을 열게 되었다. 처음에는 악세서리 전문 매장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본인이 팔고싶은 예쁜 소품을 하나하나 늘려나가며 지금의 멀티 소품샵으로 성장했다. 모든 제품은 강 대표가 직접 남대문에 가서 선별하고 매입한다.

“오로라는 사실 날씨 운이 크게 좌우해서 만나기 힘든 존재라고 해요. ‘오로라 헌터’라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요. 우리 매장의 상품들도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유니크한 느낌을 드리고 싶었어요. 전 이상하게 유행에 큰 관심이 없어요. 내가 파는 상품이 다른 곳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러면 절대 다시 매입하지 않아요. 저만의 규칙이랄까 원칙이랄까. 이왕 여기까지 오신 분들에게 우리 매장만이 가진 특별함을 드리고 싶었어요”

현재 오로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상품은 고리 일체식 스카프와 빨대 가방이다. 아코디언 형태 주름을 지닌 스카프는 자체적으로 고리가 있어서 예쁘게 매는 방법을 몰라도 그냥 하나만 툭 두르면 멋진 코디템이 되고 심지어 가격도 저렴해서 인기 품목이다. 플리마켓에 나갔을 땐 200개도 넘게 팔아봤을 정도라고.
이름도 생소한 빨대 가방은 우리가 아는 그 빨대에 염색을 해서 엮어 만든 가방인데 가볍고 튼튼하고 내구성도 좋아 데일리 가방으로 들고다니기 안성맞춤이다.

소박한 마음을 담아 가치를 전하는 빛

강대표의 운영 철칙은 합리적 가격이다. 고객이 한 번에 비싼 제품을 사는 것보다 여러 번 방문해서 구매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저도 매장을 운영하기 전에는 지하상가 고객이었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비싸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었어요. 지하상가에 왔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메리트가 있잖아요. 오래 가기 위해선 그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덕분에 마진은 크게 남지 않아도 본인이 공들여 선택한 제품을 기쁘게 사는 고객들의 모습에 큰 힘을 얻는다.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으로 김대표는 처음 이 매장을 통해 번 돈 10만원으로 자녀의 학원비를 낸 날을 떠올렸다.

“저도 원래 제 일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육아를 하며 계속 집에 있다가 너무 오랜만에 다시 하게 된 사회생활이 그저 감개무량했던 거 같아요. 내 힘으로 번 돈을 단 10만원이라도 낸다는게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강대표는 절대 부담 갖지 않고 마음 편히 들어오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안 사면 미안하니까’ 라고 들어오길 주저하시는데 그냥 구경만 하고 가셔도 좋고 앉아서 놀다 가셔도 얼마든지 좋다. 누군가가 매장을 방문하고 구경하는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행복으로 머물 오로라의 빛

“제가 운영하지 아직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늘 기억에 남는 고객님이 있어요. 미국에서 오셨는데 딱 한달 국내에 머무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한 달 동안 매주 일주일에 한번씩 엄마를 모시고 같이 와서 늘 선물을 하셨어요. 모녀의 그 알콩달콩 예쁜 모습이 너무 애틋하고 흐뭇했어요. 고객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더니 정말 그래요. 우리 매장 제품을 선물 받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코 끝 찡해질만큼 감동받았거든요.”

워낙 사람을 좋아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라는 강대표는 날이 따뜻해지면 무조건 플리마켓을 간다고 한다. 바람이 있다면 천안역 지하상가에도 사람으로 북적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강현서 대표의 <오로라>는 소비사회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고객에게 작지만 특별한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이런 작은 행복들이 모여 사람들의 일상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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