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귀금속
감정 역사의 보고
보고당

153번째 이야기 / 2024.3.31

금은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서로운 광물로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신라의 천마총이나 고귀하신 높은 존재의 물건에는 어김없이 금이 존재한다. 금은 부식이 거의 없으며, 자연적인 환경 조건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다. 이 내구성과 불변성은 금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서 현대에도 그 안정성을 인정받아 주요 금융거래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때문에 우린 이런 금을 투자 목적 혹은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로 사고파는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과거 금은방이라고 불리었던 귀금속 전문점의 존재다. 세월의 내공이 쌓이고 경험이 풍부하여 보석이든 금이든 감정을 믿고 맡길 곳을 찾는다면 더없이 좋은 곳이 있으니 바로 천안시 지하상가에 위치한 <보고당>이다.

천안시 최초 감정사

<보고당>의 신창균 대표는 처음부터 금은방을 했던 것은 아니고 30여 년 전 베테랑 전문 세공사로서 귀금속 세공 공장을 운영했었다.

“워낙 귀한 것을 다루는 일인지라 누군가의 연이 있어야지만 이 업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지인이 관련 업종에 다니고 있어 추천을 통해 저도 배울 수 있었어요. 계속해서 불과 쇠 도구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비록 손이 성할 날은 없었지만 금과 은을 녹여 수많은 공예 과정을 거쳐 제 손으로 반짝이는 주얼리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뿌듯하고 보람 있었습니다.”

세공 공장을 경영하는 동시에 천안 최초의 감정사로서 귀금속 연합조합을 운영하며 한때는 천안의 모든 귀금속 감정이 신대표의 눈과 손을 거쳐야만 했을 정도다.
당시엔 금 한 돈에 2만 5천~3만 원으로 저렴해서 사람들이 많이 구입했고 힘든 세공 공장일보다 벌이 면에서나 노동강도 면에서나 훨씬 나았기에 공장을 접고 이곳 천안역 지하상가에 귀금속 전문점 매장을 새롭게 열게 되었다. 당시 유행했던 드라마의 ost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에서 영감을 받아 자꾸 보고 싶고 또 오고 싶은 매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고당>이라는 상호를 짓고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천금보다 무겁게, 다이아보다 투명하게

신대표는 귀금속 전문가로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신뢰성'이라고 답했다. 고가격대의 제품을 다루는 만큼 상호 신뢰가 없다면 거래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 감정의 경우 전문 저울을 이용해 정확한 함량과 무게를 투명하게 측정하고 판매 시점의 거래 시세에 맞게 매입해드립니다. 보석이 있는 주얼리의 경우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보석 감정은 경험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몇 십 년의 데이터를 지닌 저를 신뢰해주셔서 종종 의뢰가 들어와요.”

또한 귀금속 전문가는 윤리성도 중요한데 거래 과정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부당한 판매나 광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 가격대가 높은 만큼 범죄와 연계된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도덕의식과 신고 정신도 투철해야 하는데 신대표도 이와 관련된 인상적인 일화가 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매장에 와서 반지 감정을 의뢰하며 팔고 싶다는 거예요. 제품이 너무 익숙해서 기시감이 들어 잘 살펴보니 제가 세공한 반지였어요. 당시에는 직접 세공일까지 하며 매장을 운영했거든요. 스스로가 만든 제품인데 몰라볼 수가 없죠. 아이러니한 건 감정을 의뢰한 사람은 구매자가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물건을 훔쳐 달아난 도둑이었고 훔친 물건을 만든 저에게 도로 가져온 셈이죠.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주인을 찾아드렸던 웃지 못할 기억이 있습니다.”

귀금속 매입시 판매자의 신분증을 복사해두는 등 신변 관리를 철저히 진행하는 이유이다.

힘든 세상일수록 더욱 빛나는 가치

신대표는 고객에게 중량감 있는 제품을 주로 추천하는데 금제품의 영구적 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30년전 3만 원대이던 1돈 가격이 인터뷰 당시 기준 40만 원까지 치솟았다. 국내외적으로 정세가 불안해질 때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금의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경제 불황이나 미사일 발사, 전쟁 같은 악재가 있을 경우다.

“이렇게 금값이 고공 상승할 때는 사회가 어수선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판매 실적을 떠나 인간적으로 많이 안타까워요. 국내든 해외든 정세가 안정되고 금값도 안정돼서 거창한 투자 목적이 아닐지라도 고객들이 편한 마음으로 무리 없이 선물 삼아 예쁜 주얼리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대표는 모든 귀금속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용 중 묻은 먼지, 기름, 오염물 등은 부드러운 천 또는 귀금속 세척용 용액으로 닦아주고 공기 중의 습기, 빛 열, 화학물에 노출되면 변색이나 부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밀폐된 공간이나 주얼리 박스 같은 보관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금 같은 경우 순금일수록 소재 자체가 물러 충돌에 약하기 때문에 딱딱하고 날카로운 물건에 닿는 것을 주의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코로나 때보다도 지금이 더한 불경기라 미래가 참 불투명한 상황이에요. 다들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우리 상인 여러분들이 그래도 활짝 웃으며 분위기를 돋우고 서로 응원했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랜 세월 정을 쌓은 이곳에서 허락되는 날까지 늘 정직한 마음으로 고객을 만나고 싶습니다.”

특별한 날 소중한 이에게 멋진 귀금속을 선물하고 싶다면 천안시 최초 감정사로서 천안 귀금속 유통 역사의 살아 있는 보고인 신창균 대표가 운영하는 <보고당>에 방문하여, 믿을 수 있는 장인이 선사하는 빛나는 가치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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