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역 근처 숨겨진
감성공간 카페,
꽃처럼 너처럼

21번째 이야기 / 2021.04.06

"나만 알고 싶은 카페"


지친 일상 속 청량함을 주는 공간을 떠올리면 으레 '카페'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지금 잠시 눈을 감고 떠올려보자. 언제든지 들렀을 때 힐링되는, 이른바 '나만의 공간'이라고 자신있게 부를 만한 카페가 있는가?

카페는 한 골목에도 몇 개씩 생기고 또 그만큼 사라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주 가거나 나만 알고 있는 카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분위기, 그리고 커피의 맛과 향까지 모든 조건이 맞춰진 곳을 발견하긴 쉽지 않다.

종종 업무를 하기 위해 그리고 그 곳의 시그니처 커피가 그리워서 찾는 단골 카페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명세를 치르면서 여유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많아지는 공간으로 변하며 발길을 줄이게 됐다. 혹은 커피는 너무 좋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을 얻지 못해 문을 닫으며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이렇게 오랜 '카페 갈증' 속에서 만난 "꽃처럼 너처럼" 카페는 나만 알고 싶은 숨겨진 아지트로 남겨두고 싶은 공간이었다.

꽃처럼 너처럼

LIKE A FLOWER : 꽃처럼 너처럼

​이곳을 취재 하려고 마음 먹은 지는 오래 되었지만 쉽사리 갈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유달리 매섭던 지난 겨울이었는데, 지난 2월부터 수도 동파로 두 달 동안 영업을 할 수 없었다. 매번 천안역 거리를 지나칠 때마다 임시 휴무 간판을 보고, 어떤 공간일지 궁금증만 쌓였다.

추운 겨울, 꺼진 불과 임시 휴무 메시지 때문이었을까? 그당시 꽃처럼 너처럼은 조금 어두운 첫인상이었다. 그러나 막상 카페 매장에 들어서면 '앗! 이런 공간이 숨겨져 있었네'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밝은 실내는 이른 바 '채광 맛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였고, 차가운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문은 외부로부터 '꽃처럼 너처럼' 공간을 아늑하게 지켜주는 따뜻한 느낌의 나무 문이었다. 실내에 풍기는 고소한 커피의 향과 잔잔잔한 음악은 바깥과 완전히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아늑한 공간을 꾸미는 사람은 누굴까? 기대했던 것과 달리 30대 젊은 남자 대표님이 인사를 건넸다. 가볍게 놀라며 인사를 드리자 대표님은 2년 전 카페를 인수받은 직후부터 이런 반응이 많았다며, 지금까지도 가끔 카페 이름을 바꾸는 건 어떠냐 제안하는 분이 많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카페 의미에 큰 의미를 담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예쁜 이 이름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꽃처럼 너처럼 꽃처럼 너처럼

​직장 생활을 하던 대표님은 막연하게 언젠가는 나만의 카페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금의 '꽃처럼 너처럼' 사진을 보고 찾아오게 됐다. 조건이나 환경도 마음에 들었지만, 처음 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 외부와의 내부 인테리어가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게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카페를 운영한지 2년 차, 단골손님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초창기 운영을 했을 때, 천안으로 한 달 정도 공연하러 왔던 연극 단원들과의 만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항상 3-4시에 매일 방문해 주셨던 첫 단골손님이었다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카페 운영의 멘토가 되었고 위안도 받으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카페 운영에 대한 동기부여와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다.

공연이 끝나고 그들은 천안을 떠났지만, 그 이후에도 SNS를 통해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거나 또는 천안을 방문했을 때 찾아주시는 사이로 늘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꽃처럼 너처럼 꽃처럼 너처럼

꽃처럼 너처럼, 잊지 말고 방명록을 남겨주세요

​한 쪽 코너에 놓인 공책들이 눈에 띈다. 자세히 보니 도장과 함께 방명록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최근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남긴 방명록에는 그동안 꽃처럼 너처럼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어느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기도 하고, 또 어느 누군가는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쓰거나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방명록의 원래 만들었던 목적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타인에게 공개적으로 전하지 못할 때" 하고 싶은 말들을 쓰자는 형태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카페 대표님은 어떤 말을 남기고 싶으셨던 걸까? 궁금증이 남기도 했다. 지금은 다른 손님들이 남기고 간 지난 방명록을 다시 들춰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손님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꽃처럼 너처럼

혼자 1인 매장을 하면 어떤 게 좋으세요?


꽃처럼 너처럼은 1인 매장이다. 아늑한 공간을 혼자서 가꾸는 대표님의 느낌을 물어봤다. 카페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던 터라, '꽃처럼 너처럼'을 처음 봤을 때 전기가 통하는 시그널을 느꼈다는 사장님. 만약 누군가 함께 논의해야 했다면 카페 인수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고 소회했다.

다른 어떤 일도 마찬가지지만, 결국 중요한 건 타이밍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5년 동안 다녔던 직장을 떠나, 천안으로 내려와 '꽃처럼 너처럼'을 만나고, 그리고 이 공간의 주인이 돼 손님을 맞이하는 모든 일의 타이밍이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꽃처럼 너처럼을 오가는 손님과의 타이밍이 맞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하다 보니 지금 여기까지 오게된 것 같다며, 지금까지 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주변 상가들이 사라지고 있어 살짝 힘이 빠지는 상황이라고 하셨지만, 또 새로운 타이밍을 기다리며 새롭게 찾아와주는 카페 손님들과 단골 손님들을 위해 앞으로도 운영에 힘을 쓸 거라고 하셨다.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천안역 인근 카페 꽃처럼 너처럼 소식은 인스타그램(@jimmy_23757037)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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