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억을
선물하는 사진관,
하늘연달 스튜디오

87번째 이야기 / 2022.03.18

우리는 종종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사진 속 순간만큼은 그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진만 있으면 언제든 즐겁고 행복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련한 추억 속 여행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한때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오래도록 기억하고픈 순간을 보다 선명하고 아름답게 남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다시금 사진관의 인기도 부활하고 있다.

천안역 지하도상가에도 청년 사진작가가 대표로 있는 사진관 <하늘연달 스튜디오>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하늘연달

10월이라는 이름의 사진관

천안시 청년 창업 지원을 통해 시작된 <하늘연달 스튜디오>는 이제 막 7개월 차에 접어든 따끈따끈한 신생 사진관이다. 자연광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스튜디오로는 어려움이 많은 지하상가이지만, 사진에 대한 애정이 깊은 임영정 대표님은 갖은 노력을 통해 화사하고 깨끗한 인테리어의 스튜디오를 완성했다.

“우연히 청년 창업 지원 사업 소식을 알게 돼 신청했는데, 운이 좋아 바로 선정됐어요. 사실 이렇게 빨리 사업을 시작하게 될지 몰라 준비도 미흡했고, 지하상가 공간을 배정받는 것도 몰랐기에 공간을 꾸미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사진은 빛이 생명인데 이곳은 자연광이 전혀 없으니까요. 페인트칠부터 가구 조립까지 모든 인테리어를 혼자서 직접 꾸미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조명도 제가 좋아하는 세팅은 아니지만, 최대한 제 자신과 타협하며 이 공간에 최적의 조건이 되도록 맞췄죠. 아직 아쉬움이 많긴 해도 제 꿈을 향한 첫 도전이기에 애착이 많이 가요.”

하늘연달

‘하늘연달’은 순우리말로 ‘10월’을 뜻한다. 1월 해오름달을 시작으로 2월 시샘달, 3월 물오름달 등 12개의 달은 모두 순우리말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가을이 한창인 10월의 이름이 하늘연달인 것. 왜 10월을 스튜디오 이름으로 택했나 여쭤봤더니 대표님 생일이 10월이기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이기도 해서 정했다고 한다. 사진 찍기 가장 좋은 계절이기도 하니 제법 잘 어울리는 이름인 것도 같다.

하늘연달

8년이 넘는 사진 경력을 가진 대표님은 예상과 달리 사진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제대로 사진을 배워본 적도 없다. 그저 사진이 좋아서, 취미와 독학으로 시작한 그녀가 프로 사진사가 되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고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어렸을 때부터 사진을 좋아했고,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었어요. 사실 대학을 사진과로 썼다가 떨어져서 사진을 그만둬야겠다 생각하고 지내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하고 싶어지고, 사진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지더라고요. 그러다 운 좋게 학교를 다니면서 사진관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고, 졸업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정직원 전환이 됐어요. 그렇게 쭉 그 일을 하게 됐죠. 이쪽 분야가 원래 노하우를 잘 알려주지도 않고, 비전공자를 무시하는 일도 많은데요. 맨땅에 헤딩하듯 어깨너머로 배워가며 죽어라 혼자 공부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하늘연달
하늘연달

“가장 예쁜 모습을 담아드려요.”

이제 어엿한 프로 사진사가 된 임영정 대표님은 고객과의 즐거운 소통을 통해 사진이 찍히는 사람도 모르는 그 사람만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어떤 분이 오시던지 저와 사진을 찍으시면 여러 번 만난 사람처럼 웃고 놀며 지내다 가실 수 있어요. 그리고 누구든지 예쁘게 웃겨드릴 수 있기에 ‘내가 이렇게 웃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예쁜 모습을 찍어드릴 수 있죠. 이건 제 장기이기에 정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사진을 찍는 일이 재미있는 기억, 특별한 경험이 되도록 만들어드리자는 것이 제 신념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찍은 사진은 대부분 환하고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모습이 많아요.”

평소에도 풍경이나 물건에는 관심이 없었고 사진 찍히는 사람과의 소통이 좋아 처음부터 인물사진만 찍어왔다는 대표님은 모두에게 예쁜 순간을 더 예쁘게 남겨주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사실 사진을 찍으러 올 때는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을 오래 남기기 위해 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당연한 저의 몫이라 생각하고요. 훗날 사진을 보며 ‘아, 이때 너무 즐겁고 재밌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즐겁게 노는 느낌으로 촬영을 하고 있고, 저도 그게 정말 행복해요.”

항상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을 진행하기에 한 번 사진을 찍으면 단골이 되는 경우도 많다. “가끔 예전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사진을 찍으셨던 분이 지금의 스튜디오를 찾아와서 저에게 또 찍고 싶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만큼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지난번엔 5살 때 사진을 찍어줬던 아이가 6살이 되어서도 그때를 기억하고 찾아와 제가 찍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누군가에게 좋은 추억이 됐구나 싶어서 보람도 되고 행복했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도 들었고요.”

하늘연달

사진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욕심도 많은 그녀는 많은 것을 할 수 없는 지금의 스튜디오가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은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에 들어갈 증명사진 촬영이 제일 많고요. 자녀분들의 성장사진을 간단하게 촬영하기 위해 오시는 어머님들이 많으세요. 베이비 스튜디오는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비싸다 보니 부담되시기도 하고, 저는 5살 때, 6살 때, 7살 때 식으로 해마다 모아서 붙여두기에도 좋도록 촬영해 드리거든요. 장기적으로 간단하게 찍어서 소장하기 좋게 해드리니 그런 것들을 고려해 찾으시는 분들이 많죠. 적은 돈으로 기념도 되고, 즐겁게 놀다 갈 수도 있는 그런 사진관이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가족사진이나 단체사진도 멋지게 찍어드리고 싶은데, 장소가 워낙 협소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아요. 한 번에 5명 이상 촬영하기가 힘든 공간이거든요. 아직은 시작 단계인 만큼 증명사진이나 프로필 사진 위주로 먼저 촬영하고 차차 늘려가려고요.”

하늘연달

이곳을 발판 삼아 열심히 경험과 내공을 쌓고, 머지않은 미래에 자연광이 환하게 들어오는 자신만의 예쁜 스튜디오를 갖는 것이 인생의 최종 목표라는 임영정 대표님은 그때가 되면 정말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으셨다.

앞으로 남은 삶 중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기인 지금,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두기 위해 <하늘연달 스튜디오>를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도 몰랐던 나의 가장 자연스럽고 예쁜 표정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을 테니까.

<하늘연달 스튜디오>는 천안역 지하도상가 255호에서 만날 수 있으며, 자세한 소식은 인스타그램(@hnydstudio)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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