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 가득 담긴
천안의 별미
청년중식

88번째 이야기 / 2022.03.30

지금처럼 배달문화가 발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오랜 시간 우리의 배달음식을 책임져온 중식. 어디든 전화 한 통이면 빠르게 배달되고 간편하게 먹기 좋아 평상시는 물론 특별한 날에도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단연 짜장면. 달콤 짭조름한 춘장 소스와 쫄깃쫄깃한 면발은 그야말로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 환상의 조합이다. 그리고 그 뒤를 탕수육과 짬뽕이 잇는데, ‘중식’하면 떠오르는 이 대표적인 세 가지 메뉴를 보다 특별한 맛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 천안 원도심에 생겼다.

꿈 많은 청년사업가들이 모인 ‘흥흥발전소’의 <청년중식>이 그 주인공으로, 새롭게 청년몰에 합류한 고정수 대표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청년중식

요리를 향한 열정

검은색 조리복을 단정하게 입고 기자를 맞이한 고정수 대표님은 약 한 달 전 흥흥발전소에 <청년중식>을 오픈한 38살의 새내기 청년사업가다. 능숙하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식재료를 준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당연히 오래전부터 요리를 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기상청 내 기상연구소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업무가 적성에도 맞고 재미도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요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요리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겨 급기야 고민 끝에 퇴사를 하게 됐다. 정확히 29세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이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요리와 관련된 일을 시작했다.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우며 한식 자격증도 따고, 일식집, 이자카야, 족발·보쌈집, 펍 등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요리와 가게 운영에 대한 경험도 쌓았다. 그러다 해외가 궁금해 무작정 호주에 건너가 현지 캐주얼 레스토랑에서 근무도 해보는 등 부지런히 일하고 또 배웠다.

“요리로 창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컸기에 무조건 기회가 생기면 다 도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나름대로 준비가 됐다 싶어서 36살에 드디어 제 가게를 차리긴 했는데 잘 안됐어요. 그땐 너무 힘들었죠. 고배를 마시고 좌절만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압구정 로데오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어요.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서빙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요.

그렇게 1년 조금 넘게 일하고 있는데 천안에서 카페를 운영하시는 지인분이 일을 도와달라 요청이 왔고, 그때부터 천안과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사실 카페 일도 재미있긴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요식업에 대한 열망이 더 커져갔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왜 여기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본격적으로 창업을 알아보게 됐죠.”

청년중식

청년사업가로의 도전

청년상인육성재단에서 진행하는 ‘청년몰 핵점포 육성지원사업’의 예비청년상인 모집공고를 보게 된 것도 이때쯤이었다. 처음에는 배달 창업을 생각해 점포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고, 천안에서는 단 한 명을 뽑는 자리에 선정되며 꿈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내디딜 수 있었다.

“정말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중식은 따로 배우지 못해서 걱정도 됐지만, 지원사업 중 중화요리의 대가이신 여경래 셰프님의 기술 전수교육이 포함되어 있어서 믿고 시작했어요.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각종 매체에서 뵀을 때 편안하면서도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정말 셰프님만 보고 결정한 것이 크죠. 실제로 뵌 여경래 셰프팀은 제가 상상한 이상으로 좋은 분이셨고, 2박 3일 동안 셰프님께 교육을 받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 은인과 다름없는 분이에요.”

청년중식

<청년중식>의 메뉴는 다섯 가지. 가장 기본적인 짜장면, 짬뽕, 탕수육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메뉴인 돈까스 짜장면과 돈까스 짬뽕이 추가됐다. 가짓수는 많지 않아도 사람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대표 메뉴들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중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면 오산! <청년중식>의 모든 메뉴는 고정수 대표님의 갖은 정성과 깐깐한 고집으로 완성된다.

짬뽕은 직접 우려낸 닭 육수를 사용해 깔끔하고 담백하며, 돈까스는 직접 국내산 생 돼지 등심 살을 24시간 숙성해 옷을 입히고 튀겨내 깊은 맛이 난다. 탕수육 역시 국내산 생 돼지 안심 살을 레몬 허브 숙성액에 24시간 동안 재워둔 뒤 조리해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조리, 서빙, 설거지까지 모두 혼자서 담당해야 하는 1인 점포이기에 절대적으로 손이 부족할 텐데도 고기 트리밍(손질) 작업까지 직접 할 정도로 재료에 대한 고집과 원칙이 확고하다. 밤에도, 새벽에도 재료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청년중식

“정성이 담겨야 맛있는 음식이 나오죠.”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맛이라면 굳이 <청년중식>을 찾을 이유가 없기에 차별화된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고정수 대표님은 ‘정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실 맛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모든 손님을 만족시켜드릴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자신할 수 있어요. 절대 고객을 속이지 않고 저의 최선과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 드린다는 거요. 그렇게 정성을 담으면 많은 분들이 알아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 혼자 일하는 곳이기에 잠잘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고 힘들긴 해요. 하지만 제 몸 하나 편하자고 대충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음식은 제 얼굴이자 자존심이라 어설픈 음식을 내놓으면 저도 불안하고 싫거든요. 대충 하는 건 티가 나기 마련이고요. 제 몸이 고달파야 더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 생각하기에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벌써 단골손님까지 생겨 더 힘이 난다는 그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가게를 운영할 것이라는 목표를 내비쳤다. 또한 <청년중식>이 입점해있는 흥흥발전소에는 여러 청년 대표님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으니 함께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고도 전했다.

시원하고 얼큰한 짬뽕 국물, 쫄깃쫄깃한 짜장면과 부드럽고 고소한 탕수육 등 생각만 해도 입안 가득 군침이 도는 중식이 당기는 날엔 천안의 <청년중식>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별미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정성을 가득 담아 요리하는 <청년중식>은 흥흥발전소 1층에 위치해 있으며, 그곳의 소식과 고정수 대표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cheonanzzambbong)을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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