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좋은
공주들의 옷장
앤공주

52번째 이야기 / 2021.05.26

천안명동거리를 걷다보면 예쁜 정원을 만난다. 보랏빛 클레마티스가 만개한 초여름의 명동에서 예쁜 꽃과 소품들에 홀리듯 들어간 곳은 전민경 대표님의 옷가게 ‘앤공주’다.

린넨과 마 소재의 편안한 원피스, 손으로 만든 가방과 손뜨개 모자들. 그리고 편안하고 귀여운 신발들부터 미니어처 등 생활소품도 다양하다. 어디선가 잉꼬 한 쌍의 노래가 들리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미니 어항도 있다.

없는 것이 없는 이곳을 전민경 대표님은 ‘보헤미안들의 놀이터’라고 소개했다.

고등학생부터 팔순 어르신까지 좋아하는 앤공주

“앤공주의 옷은 편안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그래서인지 정해진 나이대가 따로 없이 고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하게 구매해가세요.”

전민경대표의 옷차림도 ‘앤공주’라는 이름 그대로였다. 작년까지는 명동거리 중앙로에 예쁜 장미 정원을 꾸미고 고객을 맞이했는데, 건물이 철거될 예정이라 부득이하게 매장의 위치를 옮겼다. 현재는 르씨엘 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옮긴 지 몇 달 안 되었지만 매장 앞 정원에는 갖가지 꽃이 피어나는 중이였다.

앤공주

힐링이 되는 옷가게

앤공주에는 없는 것이 없다. 옷부터 생활소품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더해 발걸음 옮길 때마다 만나는 구석구석의 인테리어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알고보니 전민경 대표님은 과거 일본에서 1년간 조경을 직접 배워 조경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본인의 특기인 아기자기한 일본식 조경을 잘 살려 현재의 매장을 꾸몄다.

앤공주

현재 매장은 전민경 대표님의 어머니가 소유하고 있는 매장이라서 월세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전하기 전에는 새 옷만 판매했었는데, 지금은 어머니 매장에서 판매하던 보세 옷 코너와 전민경 대표님의 보헤미안룩 새 옷 코너를 겸해서 팔고 있다.

이전하기 전부터 이곳은 보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터라 보세 옷을 찾는 고객들도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천안 명동거리의 멋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사랑스러운 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전민경 대표님은 인천에서 태어났고 천안에서 잔뼈가 굵은 보헤미안사장이다. 천안 명동에 들어와 의류매장 시작한지는 20년째다. 인천과 천안을 오가며 의류매장을 운영하다가 ‘핑크’라는 옷가게를 열 때 쯤 천안에 정착하게 됐다.

앤공주

단골 고객들이 옷을 입어보며 까르르 웃는 소리가 빨강머리 앤이 다니는 기숙학교를 떠올리게 한다. <앤공주>의 옷들은 보세 옷은 1~2만원선. 원피스는 편안한 한 가지 패턴이며 8~9만원선에 판매하고 있다. 힐링하며 매장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도 언제나 환영한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앤공주

지금은 그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고객이 줄었고 여기저기 재개발을 한다며 건물이 철거되고 지도가 바뀌고 있어서 전민경 대표님은 장기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앞으로 5년만 더 매장운영을 할 수 있으면 만족이에요. 그 다음에는 천안 주변에 마당 있는 주택을 구입해서 차도 마시며 힐링 할 수 있는 옷가게를 하고 싶어요. 그때는 가게 이름을 공주들의 옷장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변치않는 소녀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꼭 앤공주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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