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원도심에서 배우는 지구 사랑법

157번째 이야기 / 2024.05.13

현 시점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모르는 인류는 드물 것이다. 매년 변해가는 기후, 점점 심해지는 자연재해는 어느덧 정말 코앞까지 들이닥쳐 우리에게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마치 알면서도 불에 뛰어드는 나방같이 우리는 오늘도 환경 오염을 실천한다. 너무 무거운 주제를 갑자기 들이밀면 본능적으로 외면하고 싶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가볍게, 축제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접해보면 어떨까. 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천안시와 충청남도일자리경제진흥원은 천안 원도심인 천안역 지하도상가와 명동 대흥로 상점가 일대에서 을 개최했다. ESG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3가지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4월 13, 14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원도심의 모습을 그렸다.

지하상가 이벤트

천안역 지하상가에서는 양일 커피 찌꺼기 키링 만들기, 제로웨이스트 샴푸바 만들기, 직조틀을 이용한 양말목 공예, 그림을 그려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등 '친환경체험부스'를 운영했다. 페트병 볼링, 분리수거 투호, 업사이클링 딱지치기, 제기차기, 박스 젠가 등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재밌게 놀 수 있는 '폐품올림픽'도 운영되었다. 어린이들에게 티비나 핸드폰이 아니어도 재밌는 놀이가 많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재활용에 대한 자연스러운 접근으로 새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이다.

명동거리 이벤트

13일 명동거리 청춘무대에서는 환경 보호·탄소 중립 실천-이란 주제로 '어린이 사생대회'가 주최됐다. 소정의 상품이 걸린 대회라고는 하지만 전혀 경쟁의식은 느낄 수 없는 자유롭고 편한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봄볕 아래 그늘막 속에서 부모님의 미소를 응원삼아 돗자리를 깔고 엎드려 누워 열심히 크레파스를 칠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힐링 그 자체인 프로그램이었다.
14일엔 사전 신청을 받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도전!환경 골든벨' 행사가 열렸다. 탄소 중립 실천을 내용으로 퀴즈대회 사전 학습자료 사이트도 미리 배포하여 참가자들이 직접 환경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진행되었다. 떨어지면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대회장에 나가서도 같이 문제를 풀고 최후에 남은 가족을 모두 축하해주는 흐뭇한 광경에 박수가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양일 기업협회기관 전시체험행사도 진행되었다. 자투리 가죽, 폐도서, 재생종이밴드, 바다유리, 재생천 같은 재활용 공예 부스가 운영되어 많은 시민의 참여와 호응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원도심 일대를 돌며 운동도 하고 길가의 쓰레기도 줍고 귀여운 체험 볼펜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 플로깅',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 실천을 주제로 하는 문화예술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동시 진행되며 거리에 활기를 더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약속

이번 페스티벌은 사실상 가족 단위 어린이들의 참여를 주축으로 진행이 되었다. 재밌게 놀고 즐기면서 환경 보호와 탄소 중립 실천에 대해 자연스러운 학습을 유도하기 때문에 신선하면서도 좋은 기획으로 호평이었다.

“우연히 블로그에 올라온 홍보물을 보고 참여하게 됐어요. 아무런 걱정없이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축제라서 더 의미있게 느껴졌어요. 아이들도 재밌어하고 취지도 좋아서 이런 축제가 매년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쌍용동 거주 시민, 40대)

열심히 집중하여 체험 부스에서 재활용 공예품을 만들고, 그림도 그리고, 퀴즈도 푸는 천진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으로서 이 아이들이 감내해야할 미래 환경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지 고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다음 세대의 생존을 담보로 지금의 편의를 누리는 건 아닌지, 오늘의 따스한 봄볕의 천안 원도심을 미래 후손들은 온전히 느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기로에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만이라도 미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자고, 스스로와 약속을 다짐해보는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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