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피 × 영상
: 일타이피 재미공작소
크크필름

140번째 이야기 / 2023.12.30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이 유행하며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심 방향도 크게 변화되었다. 과거에는 대형 방송사나 제작사가 주도하는 콘텐츠 제작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개인이나 소규모 팀이 직접 제작하고 배포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어 창의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런 영향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으로 전문가 장비를 이용하여 좋은 결과물을 찍을 수 있는 셀프 촬영 스튜디오와 소규모 영상 제작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영리한 젊은 대표가 있다.


천안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크크필름>은 웃음소리 ‘ㅋㅋ’에서 유래하여 사람들에게 재밌는 영상과 사진을 제작하여 전달하자는 의미로 지어졌다. 이곳에서 셀프 스튜디오 대여로 공간 효율성도 잡고, 영상 제작으로 전문 프로듀서의 꿈도 키워가고 있는 이근규 대표를 만나보았다.

프리랜서에서 스튜디오 대표로의 스타트업

이대표가 처음 카메라를 만진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다. 특히 인물 찍는 것을 좋아했다. 어떤 존재의 의미 있는 그 순간을 포착해서 영원하게 만든다는 게 정말 재밌었다.

“문화콘텐츠 학과를 졸업하고 제대하고 보니 유튜브 같은 영상 매체가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혀 있더라고요. 잘 살펴보니 제 적성에도 맞고 업으로 삼으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사실 영상을 쪼개보면 사진의 연속이거든요. 카메라를 다룰 수 있던 기술에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며 구상했던 창의력을 접목시켜 영상 제작을 해봐야겠다-라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그 후로 본격적으로 영상 촬영이나 제작과 편집 방법을 연마했고, 프리랜서로 7년 정도 활동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점차 일도 늘어나면서 보다 전문적인 제작환경을 갖출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돌파구는 국가 지원 산업이었다. 천안시 창조문화산업지원센터에 지원하여 심사를 통해 이곳 천안역 지하상가에 입주하게 되었다. 포트폴리오 제출로 문화예술인으로의 역량을 확인하고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심사를 받은 후 최종 통과하여 22년 3월, 드디어 본인의 첫 작업 스튜디오인 <크크필름>을 열 수 있었다. 인테리어를 위한 소정의 지원비도 받고 임대료 없이 관리비나 공과금 정도만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젊은 신생 크리에이터에겐 정말 좋은 기회였다.

결과물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한 끗

이근규 대표의 작업 원칙은 심플하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자.'라는 것인데 사실 간단해 보이는 이 목표엔 수많은 노력과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 '우아하게' 혹은 '있어 보이게' 또는 '역동적이게' 등 다소 추상적인 요구를 하는 클라이언트의 빠른 만족을 위해선 무엇보다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일단 사전 미팅으로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해당 기관이나 회사의 기존 레퍼런스를 모두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기에 플러스알파로 기획자로서의 의견을 첨가하여 견적을 내고 의견이 조율되면 제작이 시작된다. 촬영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완성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A to Z, 모든 과정을 스스로 소화해야 되기 때문에 작업자의 센스가 작업물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이 대표는 <크크필름>의 아이덴티티인 '재미'에 중심점을 둔다.

"물론 저희 상호가 ‘ㅋㅋ’라는 웃음소리에서 기안했지만 사실 재미라는 것이 꼭 코미디만은 아니잖아요. 멜로면 멜로만의 재미, 다큐면 다큐만의 재미가 있는 것처럼 해당 장르가 지녀야 할 고유의 재미가 있죠. 무엇보다 '메시지'가 있어야 해요. 단순 소개 홍보 영상이라도 그 영상에서 분명히 전해야 할 메시지가 뚜렷해야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어요. 전체적인 콘셉트와 편집 방향을 잘 설정해서, 최종적으로 보는 이에게 이 영상이 말하고픈 메시지가 재밌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강점입니다.“

영상 제작뿐 아니라 셀프 촬영을 위해 방문하실 고객을 위한 팁은 없을지 물어보았다.

"기본적인 조명 위치나 카메라 세팅 값은 물론 제가 다 설정해 드리고요, 원하신다면 어떤 각도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지, 어떤 표정이나 제스처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등을 피드백해 드리기도 해요.
일정한 시간 동안 대여하면 그 사이에 찍는 장수에는 제한이 없거든요. 그러니 최대한 많이 찍으시라고 말씀드려요. 약간 법칙 같은데 예를 들면 10분을 찍으면 1분을 건지고, 100장을 찍으면 1장을 건지거든요. 셀프 촬영 가능한 리모컨을 드리는데 전 이걸 1초에 5번 누르시라고 해요. 이렇게 많이 찍다 보면 어느새 노하우도 생기고 상황에 익숙해져서 긴장도 풀어지면 훨씬 더 좋은 사진을 찍으실 수 있을 거예요."

비전을 담는 크크필름의 렌즈


영상 제작을 하다 보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사람을 보물이라 생각하는 이대표에겐 이것이 정말 큰 메리트라고 한다.


"제가 또 얇고 넓게 아는 걸 좋아하다 보니 이런 분들이 알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저도 그걸 알아야 영상을 제작할 수 있잖아요. 전문가분들과 소통을 하다 보면 그 프로페셔널한 지식과 열정에 많은 자극을 받아요. 그분들의 역량을 끌어내서 콘텐츠를 만들고, 결과물이 잘 나왔을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저 사람은 저렇게 하니 잘될 수밖에 없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더 열심히 밤낮없이 일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영상 콘텐츠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의뢰 작업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현재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영상물을 보며 분석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나이 들어서도 힙한 감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이근규 대표의 최종적인 꿈은 미디어 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광고 제작이다. 이제 막 발을 내디딘 작은 스튜디오의 젊은 대표지만 반드시 더 큰 성장을 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가 되길 희망하며 열심히 뛰고 있다. <크크필름>이 울린 파동이 언젠가 온 세상에 힘차게 전달될 그 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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