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며, 기억하고,
바라보고, 정화하다.
홍수정미래문화뱅크

58번째 이야기 / 2021.05.28

최근 서점가에 베스트셀러로 오르내리는 책들을 보면 화두 중 하나가 ‘글쓰기’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다양한 사람이 각양각색의 목적의 글쓰기를 강조하고, ‘글을 잘 쓰는’ 데서 오는 효과를 설파한다.

천안시 원도심에 위치한 ‘홍수정미래문화뱅크’의 홍수정 대표도 ‘달달한 글쓰기’라는 이름의 클래스와 함께 글쓰기를 가르치고 글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글쓰기 강의와는 조금 다른 방향을 갖고 있다는 ‘달달한 글쓰기’. 참여한 사람마다 무척 만족도가 높다는 ‘달달한 글쓰기’ 클래스와 함께 천안역 원도심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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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온 시간을 돌아보며 달라지는 나의 시간을 바라보는 것이다.

홍수정미래문화뱅크의 사무실은 천안시 원도심에 있는 충남컨텐츠코리아랩 9층에 위치해 있다. 충남콘텐트코리아랩에서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지원하는 곳이다. 2019년 6월에 이곳에 둥지를 튼 홍수정 대표는 여기서 ‘달달한 글쓰기’ 고안하고, 작년부터 지원사업에 선정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클래스 이름이 달달한 글쓰기인 이유는 무엇일가? 달콤하다는 의미인가 했는데 전혀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달달한 글쓰기’가 무슨 뜻인지 많이 물어보세요. ‘달달한 글쓰기’는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면 달라지는 나의 시간을 바라보는 시간이다’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달달한 글쓰기’는 ‘마음 치유하는 달달한 글쓰기’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스트레스 자가관리 프로그램입니다. 글쓰기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 정화하는 목적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글쓰기를 통한 치유’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저는 여기서 글쓰기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해요. ‘달달한 글쓰기’라는 이름 때문에 가끔 ‘글쓰기 기술’에 대한 강의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시거나, ‘여기서 꼭 글을 써야 한다’고 지레 겁먹으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달달한 글쓰기’는 그런 의미의 수업이 아닙니다. 글쓰기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아요. 글쓰기는 나를 바라보는 방법이지 그 목적은 아니거든요.

스트레스 정화, 자기 관리와 치유가 포인트인 ‘달달한 글쓰기’. 참여한 후의 만족도는 무척 높다고 한다. 현대인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상당수는 정의하지 못한 감정이 나를 가로막기 때문이고, 이 감정의 상당수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달달한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감정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를 스스로 덜어낼 방법을 찾아낸다고 한다. 누군가 조언을 하지 않고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달달한 글쓰기’ 프로그램의 장점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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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을 기록하다.

홍수정 대표가 관심을 두는 또 하나의 요소는 기록이다. 오래 전부터 개인의 역사, 그리고 천안의 역사를 기록해왔다. 천안에 오래 거주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채록해 출판하기도 하고, 개인의 기억을 꺼내어 동화의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후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는데, 각자가 만든 추억 동화를 낭독한 ‘문화쌀롱’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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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쌀롱’에서는 자기가 만든 추억 동화를 낭독하고, 이 동화를 쓰면서 있었던 일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어요. 문화쌀롱을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개했었는데, 실제 낭독회에 참여했던 분들도, 그리고 실시간으로 보시는 분들도 모두 반응이 좋았어요. 이번 주제는 ‘원도심에서의 추억’으로 잡았거든요. 그래서 원도심에 대한 각자의 추억을 톺아보고 이를 통해 하나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추억 동화 속 그림도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작년에는 그림 작가 선생님이 합류하셔서 더욱 뛰어난 삽화를 넣을 수 있었어요. 참여하신 분들이 무척 만족하는 행사라,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하고 싶습니다. 최근 도서관에서 추억 동화 만들기 클래스를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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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람이 ‘나’를 바라볼 수 있었으면

홍수정 대표는 앞으로의 ‘홍수정미래문화뱅크’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과거 습작 소설에 대해 소개했다. “과거 소설가 지망생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습작을 적었는데, 한동안 원고를 잃었다 최근에 발견하게 됐어요. 그리고 소설을 읽어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소설이 놀라웠던 이유는 소설의 주제가 마음의 상처를 다루고 있어서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가 지금 마음치유 글쓰기를 하는데, 과거의 소설을 보면 그당시에도 마음에 상처받은 사람에 대해 천착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경험들이 ‘달달한 글쓰기’로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수정 대표는 최근 출판사 신고를 마쳤다. 독립 서점처럼 공간을 마련해 책들을 나누고 싶다고 한다. 여기에는 최근 발견한 습작을 다시 다듬은 소설, 그리고 추억 동화, 그리고 ‘달달한 글쓰기’를 위한 교보재 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달달한 글쓰기’를 좀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달달한 글쓰기’의 진입 문턱을 낮출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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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서는 ‘달달한 글쓰기’를 수출할 목표도 갖고 있어요.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보려고 해요. 어차피 기본적인 내용만 이해할 수 있다면 결국, 스스로가 글을 쓰고, 스스로 바라보고, 스스로 정화하는 단계에 이르는 거니까요. ‘달달한 글쓰기’의 교보재가 참여자의 등을 살짝 밀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죠.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강의를 주로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강의 기회가 생기면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해보려고 해요. 온라인보다는 아무래도 오프라인 강의가 훨씬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달달한 글쓰기’의 틀을 잡아왔다면, 이제 내면의 성장과 함께 외연의 확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달달한 글쓰기’의 미래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네요.“

홍수정 대표는 콘텐츠, 글쓰기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기록하고 기억하는 과정인 개개인이 스스로를 바라보고 정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전한다고 믿는다.

각박한 현실에 가끔 숨어버리고 싶을 때, 알 수 없는 감정에 흔들려 힘들 때, 천안역 원도심에 있는 홍수정미래문화뱅크를 찾아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달달한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홍수정미래문화뱅크의 소식은 페이스북유튜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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