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만나는
치유의 이야기
페어링 에피소드

143번째 이야기 / 2023.12.30

현대인들은 필연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사회적 생물인 인간은 집단 속에서 살아야 하고 다양한 개성이 부딪히는 세상은 늘 혼돈 속에 머무른다. 하지만 어찌 됐든 우리는 이 요지경 세상 속에서도 잘 살아가야만 한다. 생각을 전환하고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한 본인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삶의 중요 과제다. 아로마 테라피는 이 해법을 ‘향’에서 찾았다.

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수한 휘발성 입자들로 구성되어 후각세포와 결합하여 그 신호를 바로 뇌로 전달한다. 특정한 냄새를 맡으면 그와 연관된 기억이 떠오르는 것도 후각이 뇌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향은 인간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


아로마 테라피는 그중에서도 가장 편안한 자연의 향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몸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천안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페어링 에피소드>는 바로 이런 아로마 테라피의 힘을 공유하고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바른 향기 페어링을 위한 나침반

사람이나 사물이 각각 지닌 고유의 이야기에 향을 매칭한다-는 의미의 <페어링 에피소드>는 올해 9월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생 공방이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산뜻한 향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상냥하고 친근하면서도 야무진 말씨의 이혜승 대표는 미국 국제 ARC 아로마 테라피 자격증과 더불어 펫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평소 운영하던 온라인 클래스를 넘어 오프라인 공방의 필요성을 느끼고 천안시 지원 사업에 도전하여 심사 결과 1위로 통과하여 마침내 정식으로 브랜드를 론칭하고 공방을 갖추게 되었다.

천연의 향이 주는 다채로움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이대표가 생각하는 아로마 테라피의 강점은 사람의 감각 중 가장 예민한 후각을 통해 테라피를 진행하면서 빠른 시간 내 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향수와 아로마 향수의 차이점은 향 입자의 크기예요. 일반 향수에 쓰이는 프래그런스 오일은 분자가 무거워 섬유나 몸에 붙었을 때 진하게 오래 지속돼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향이 아니면 쉽게 두통이 오거나 멀미를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반면 아로마 향수의 천연 에션셜 오일은 입자가 작고 가벼워서 호불호를 떠나 기본적으로 두통이나 구토 증상을 유발하지 않아요.”

그 차이는 실제 향을 맡아보며 비교를 해보니 놀랍도록 뚜렷하게 확연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프래그런스 오일과 질 좋은 천연 에션셜 오일은 향의 밀도와 청량함부터 달랐다.
이대표는 이렇게 향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사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로마 향수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 기간은 최대 1년이다. <페어링 에피소드>의 향수 클래스 용량이 모두 30ml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아로마 테라피는 천식이나 기관지가 안 좋은 사람이라면 습식보다 건식을 권장한다. 우드나 돌에 몇 방울 떨어뜨려 자연 기화되는 향을 맡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테라피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만약 수증기 흡입을 원한다면 가습기보다는 도자기 컵에 따듯한 물을 담고 아로마 오일을 한두 방울 정도 떨어뜨리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에센셜 오일 원액은 아무리 천연 추출일지라도 플라스틱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농축됐기 때문에 절대 피부에 직접 도포 및 음용은 불가하며 또한 반려동물이 있을 경우 제한되는 향이 많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만의 향을 찾아 떠나는 여행기

<페어링 에피소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강좌는 크게 자격증반과 원데이 클래스로 나누어진다.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 중 첫 번째는 「나의 취'향'찾기」다. 수십여 가지의 향을 직접 맡아보며 본인이 정말로 좋아하고 힐링할 수 있는 향이 무엇인지 찾아 향수, 룸 스프레이, 바디오일 등 다양한 아로마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펫 아로마 클래스」다.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인 이대표와 1:1 맞춤 상담을 통해 반려견의 상태에 맞춰 심리 안정을 주면서도 안전한 제품 제작이 가능하다.

세 번째는 「아트 x 향 페어링 클래스」다. 이 수업에서는 하나의 미술 작품을 향으로 만들어보는 특별하고 재밌는 체험을 할 수 있다. 2023년에는 ‘모네’의 그림을 대상으로 작품을 보며 느꼈던 감정이나 느낌을 룸 스프레이로 구현했다.


“공간이 캔버스고 향은 물감이 되는 거예요. 작가가 해당 작품을 그릴 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설명해드리고, 그 감정은 어떻게 향으로 표현이 되는지 제가 1차적으로 6~7개의 향을 페어링해서 준비해요. 그중에서 본인이 공감하는 향을 선택해서 룸 스프레이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같은 작품을 보면서도 향을 통해 표현하는 세부적인 느낌은 사람마다 모두 다른 것이 재밌고 흥미로워요.”

<페어링 에피소드>에서만 들을 수 있는 유니크한 클래스다. 24년에는 멕시코 국보 작가인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대상으로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남미 미술의 정수를 향으로 그려볼 예정이다.

내일을 향해 피어나는 향기

아로마 공방을 운영하며 이혜승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학으로 쓰이진 않지만 유럽의 경우는 아로마 테라피를 대체 의학으로 보고 의사나 약사가 처방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활용된다고 해요. 이런 아로마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쓸 수 있을지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다양한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아로마향을 파악하고 또 그걸 어떻게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할 것인지도 저의 주요 과제예요.”

이대표는 <페어링 에피소드>의 수강생들이 클래스를 통해 자신의 몸과 정신 건강에 알맞은 향을 찾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각자가 느끼는 다양한 향에 대한 감상과 후기가 무엇보다 귀중한 보물이자 격려다.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아로마를 통해 힐링 효과를 경험하고 그 매력을 알길 소망하는 일념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마음을 바탕으로 탄생한 <페어링 에피소드>만의 향을 담은 룸 스프레이도 12월 15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가을과 봄 사이의 청량한 계절 느낌을 표현한 ‘Between autumn and spring’, 노부부의 다정하게 맞잡은 손에서 영감을 받아 달콤하고 행복한 느낌의 ‘Sentir’, 공원 속 자연의 싱그러움을 표현한 ‘Episode Park’, 2023 모네 클래스 수업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향으로 만든 ‘The Water Lily Pond’까지 총 4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삶의 고단함에 지쳐있다면 향기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곳에서 치유와 안식의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인스타그램 @pairing.episode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https://smartstore.naver.com/pairingepisod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