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스타일에
자신감과 아름다움을 더해줄
은하수

70번째 이야기 / 2021.10.26

과거 머리숱이 없거나 탈모가 심한 중년 남성들이 이를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가발,’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이유에서 가발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미용실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스타일을 바꾸고 싶거나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 등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천안역 지하도상가에는 지금처럼 가발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인기를 모은 곳이 있다. 가발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발 및 패션 액세서리 전문점 <은하수>다. 오랜 시간 꿋꿋하게 지하상가를 밝히고 있는 그곳에서 이옥교 대표님을 만났다.

은하수

천안역 지하상가 역사와 함께한 곳

1988년, 천안역 앞에 처음 지하도상가가 만들어지던 그때 <은하수>는 패션 액세서리 전문점으로 시작됐다.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아 가게를 시작했다는 대표님은 자연스럽게 가발과 다양한 패션 잡화에까지 흥미가 생겼고, 처음 20~22호의 세 칸으로 시작한 가게는 19호와 앞쪽의 83호, 84호까지 넓어져 총 6칸의 큰 매장으로 성장했다. 무려 33년 넘게 그곳을 지키며 지하상가의 역사를 함께 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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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장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제대로 쇼핑을 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때는 아르바이트를 두 명이나 두고도 부족할 정도로 바빴죠. 그런데 지금은 단골손님들만 오실 뿐, 지하상가로 들어오는 분들이 거의 없어요. 상인회에서도 노력을 정말 많이 하고 있는데 크게 좋아지질 않으니 너무 안타깝고 힘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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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까지 덮쳐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뜸해진 한산한 지하상가와 달리 가게 안은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로 빼곡하게 차있었는데, 크기별, 종류별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에서 대표님의 꼼꼼한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가발을 한자리에서 본 것이 난생처음이었던 기자는 마냥 신기해 왜 이렇게 물건이 많은지 여쭸다.

“가발만 해도 종류가 상당히 많아요. 통가발, 반가발, 부분 가발 등 형태도 다른 데다, C컬 펌이나 S컬 펌, 히피펌처럼 파마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고, 인모와 인조모 등 재질이나 모량, 길이도 모두 다르거든요. 또 자연스러운 머리카락 색에 맞춘 브라운이나 블랙 등의 컬러도 있지만 머릿결 손상 없이 스타일을 바꾸고 싶은 경우 금발, 애쉬카키, 피치코랄, 애쉬그레이 등 과감한 컬러를 선택하기도 하죠. 제가 물건 욕심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고객들이 찾는 종류가 정말 다양하니 매장에 구비해놓은 제품도 많을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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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손길로 완성되는 자연스러움

이 많은 종류의 제품 중 어떤 것이 어울릴지 손님의 스타일만 봐도 바로 감이 온다는 그녀는 기자에게도 바로 추천해 주셨다. “머리 앞부분에 살짝 숱이 없어 보이니 앞머리부터 이어진 스타일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고요. 옆머리 안쪽에는 부분 가발로 볼륨감을 주시면 훨씬 좋겠네요. 저도 지금 부분 가발을 사용한 거예요. 요즘 가발은 진짜 머리와 구분이 잘되지 않을 정도로 티가 나지 않고 자연스럽죠.” 그렇지 않아도 점점 얇아지는 모발로 볼륨감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기에 가발을 써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부분 가발을 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듣고 봤는데도 실제 머리카락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웠기에 더욱 거부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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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하기가 어렵지는 않을까?’ 또 ‘구매할 때는 어떤 점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까?’ 갑자기 가발에 대해 흥미가 생기고 나니, 소비자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들이 많아졌다.

“가발은 아무래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져요. 특히 인모는 진짜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죠. 대신 파마나 염색과 같은 변형이 자유롭고 훨씬 자연스러워요. 그에 비해 인조모는 조금은 덜 자연스러워도 훨씬 가볍고 스타일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렇다고 관리가 너무 어렵거나 힘든 건 아니에요. 세탁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어떻게 착용하는 것이 좋은지, 빗질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사용하시면서 꼭 필요한 팁이나 관리법 등을 제가 꼼꼼하게 다 알려드리니 걱정하실 필요 없고요.”

은하수

손님에게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이를 사용하면서 큰 만족감을 표현하시는 고객님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대표님은 헤어 스타일링을 배우지 못한 것이 제일 후회된다고. “가발은 쓰시는 분의 스타일에 맞게 살짝 커트를 해서 다듬거나 컬을 말면 더욱 자연스럽고 좋은데요. 젊은 시절 미용에도 관심이 많아 배우고 싶었으나 그땐 너무 바쁘고 여건도 허락되질 않았어요. 지금은 하고 싶어도 못하겠더라고요. 너무 아쉽고 후회되죠. 물론 이쪽 분야에서 오래 일을 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질 줄은 알지만,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함부로 손님들의 스타일링을 해드릴 수가 없잖아요. 안타깝지만 스타일링 추천 정도만 해드리고 미용실로 가시라고 안내해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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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도 온라인 마켓이 잘 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상품은 편하고 저렴하게 클릭 몇 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가발은 제품의 특성상 자신의 스타일이나 두상, 머릿결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이와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구매 후엔 교환이나 반품이 어렵다 보니,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 본 후 신중히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특히 <은하수>에서는 30년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의 조언과 팁 등을 자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고, 가발뿐만 아니라 지갑, 액세서리, 속옷, 가방, 모자 등 백화점처럼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들이 있어 쇼핑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은하수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고객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그런 분들이 있기에 늘 보람을 느낀다는 이옥교 대표님께 앞으로의 목표를 여쭸더니 수줍게 답하셨다.

“반평생을 해온 일이지만 아직도 이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싶어요.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니라 지금보다 조금만 더 손님이 많아지면 정말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안타깝죠. 제힘이 다하는 날까지 지금처럼 이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바람이에요.”

두 눈을 반짝이며 대답하시는 대표님을 보며 이 일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하고 계신지 알 수 있었다. 평생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만큼 큰 행복이 또 있을까? 대표님이 오래오래 즐겁게 일하실 수 있도록 천안역 지하도상가가 예전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기를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됐다.

모발이식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을 수 있고, 간단하게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하거나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좋은 가발. 왠지 기분전환을 하고 싶거나 색다른 스타일링으로 자존감을 높여보고 싶다면 천안역 지하도상가 <은하수>에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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