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바이크를
사랑한 청년의
아트스튜디오
봉구아트

32번째 이야기 / 2021.05.05

그는 바이크를 사랑했고 바다를 사랑했다. 어느 날 새벽. 언제나 함께했던 크루들이 모두 바빴고 그는 혼자 바이크를 달렸다. 캄캄하고 적막한 국도에 비까지 내렸다. 무섭고 힘들었다. 외롭고 힘든 다섯 시간. 막바지 U자형 굽은 도로를 타고 올라가자 솟아오르는 태양과 포항 바다의 파도가 그를 맞았다. 포항 바다의 파도가 포말을 만들었고 모래는 포말에 감겨 뒹굴었다.

봉구아트 황인철 대표는 그 날의 파도와 모래, 태양의 이미지를 플루이드아트로 표현했다.

플루이드 아트란?


아크릴물감, 레진, 알코올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여 만든 나만의 액체 물감을 붓고, 그 흐름을 이용해서 만드는 작품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하고 여러 가지로 변형할 수 있어 인테리어 소품, 가구,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작년에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생들은 자신의 논문과 작품을 대학원 졸업전시회인 <청구전>에 올린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황인철 대표님은 졸업을 하면 더 이상 미술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걸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재료비가 비싸서 만들지 못했던 작품을 플루이드아트로 표현해 전시회에 올렸고, 전시회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봉구아트
“선후배들이 바다느낌 살아있다고 감탄하고 엄청 칭찬했죠.”
봉구아트 황인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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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의 감탄과 칭찬에 용기를 내어 창업했어요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황인철 대표님은 큰 용기를 얻었고 작품을 사업화 해보려는 시도를 했다. 청년들의 문화 창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에 도전했고, 그 결과, 지금은 천안 청년몰에 입주한 입주 작가이자 사업가가 되었다.

입주한지 1년도 안 되었지만 벌써 지상파 방송을 타고 와디즈와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936%를 달성하기도 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천안 스튜디오에는 체험 일정도 꽉 차있고, 지방에서도 출장 강의 요청이 오고 있다. 작품 구입문의도 꾸준하다.

인터뷰 전날도 대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을 마친 후, 천안시와 백석대학교와 함께 진행하는 ‘청년멘토육성사업 꽃피워봄’의 정규체험 강의시간에 맞춰 올라오느라 땀을 꽤나 흘렸다고 한다. 체험에 참가하는 분들은 대학생들을 비롯하여 다양하다고 한다.

봉구아트

작업대에는 청년멘토사업으로 진행된 무료 체험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의 작품이 건조되어가고 있다. 문득 보기에는 숙련된 체험자들로 느껴질 정도로 멋진 작품들이였지만 대부분 처음 체험하는 분이라고 한다. 레진 아트라고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활동인데, 우연이 만들어낸 파도의 느낌은 전문가나 초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참가자들도 더욱 선호하며,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고 인테리어를 위한 주부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봉구아트의 강의명은 <똥손도 할 수 있는 플루이드아트> 일 정도로 멋진 작품은 초보자의 손에서도 탄생한다. 약 2~3시간의 소요시간과 3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원데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만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장식용 벽걸이부터, 도마, 조리도구 걸이, 플레이트 등의 생활용품 등을 구매 할 수도 있다.

봉구아트

벽걸이나 생활용품으로 제작 판매

문득, 세속적인 궁금함이 들어 가장 비싼 작품은 어떤 것인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황인철 대표님은 현재 가격이 50만원짜리라며 벽에 걸어놓은 폭 1미터짜리 작품을 보여주었다. 아직까지 다른 미술 작품에 비하면 싼 편이지만 앞으로 가격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며 미소 짓는 대표님의 표정은 자신감이 넘친다. 실제로 포항 바다에 와있는 듯한 작품의 컬러감은 사진으로는 모두 담지 못한 듯해 아쉬움을 더 했다.

봉구아트
창의력은 마를 일이 없다.
쓰면 쓸수록 좋아질 뿐이다.
마야 안젤루

이날의 바다를 표현하기 위해 대표님은 비오는 새벽에 바이크를 타고 가서 만난 포항바다의 파도를 마음에 담고, 모래는 병에 담아왔다. 그리고 새로운 작품으로 그날의 감동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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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카페로 확장하고 싶은 소박한 소망이 있어요

그는 지금 폭풍성장 중이다. 지금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그저 신나고 재미있을 뿐이지만 제대로 된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싶다.

“제가 만든 작품을 다 전시하기에는 청년몰도 좁아요.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다른 작가도 초청해서 전시하고, 카페 겸 힐링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스튜디오를 발전시키고 싶어요.”

봉구아트

지상파 방송에 소개가 되었지만, 일부 경기지역에서만 방송이 나간 탓에 아직은 플루이드아트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한다. 하지만 플로이드아트가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소개되는 시점이라서 거꾸로 생각하면 제일 먼저 가장 많이 할 수 있기때문에 자신에게는 정말 유리한 환경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도 바이크를 좋아한다. 캠핑도 좋아한다. 지금 미혼이지만 결혼한 후에도 바이크와 캠핑을 즐기며 미술을 할 수 있다면 그는 만족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경험을 그는 나이가 들어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의 솟구치는 에너지에 공감하고 싶다면 천안청년몰 2층 <봉구아트>로 찾아오면 된다. 그의 작품을 눈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은 인스타그램 봉구아트 (@bongguart_studio)에서 펼쳐 놓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늘도 천안 원도심에서 신선한 파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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