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한 흥(興)의 재연
<제3회 천안 원도심 명지역길 축제>

159번째 이야기 / 2024.05.11

한적하던 천안 원도심 상권이 오랜만에 활기로 북적였다. 4월 26~28일까지 명동거리·지하상가·역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3회 천안 원도심 명지역길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장기간 지속된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금 활기를 찾은 천안 원도심의 모습은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감동과 새로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발걸음이 오랜만에 명지역길을 가득 메우며, 그곳을 찾은 이들에게 새로운 추억과 기쁨을 선사했다.
이 글을 통해 <제3회 천안 원도심 명지역길 축제>의 생생한 현장을 전하고 천안 원도심이 사람들의 발길로 활기를 찾는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천안 원도심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여정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興 1. 빛나라, 명동거리

26일 금요일 6시부터 시작된 버스킹과 스크릿 비어 클럽파티로 눈부신 봄밤이 시작되었다. 20대부터 중장년까지 연령은 중요치 않았다. 불야성 같은 조명 아래서 많은 이들이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음악을 즐기는 모습은 더없이 행복한 광경이었다.
27일 토요일에는 청춘 무대에서 난타, 명동길밴드의 버스킹 후 TJB 대전방송 라디오 공개방송이 시작되었다. <천안 원도심 상권활성화 5개년 사업>의 마지막 해를 기념하여 박상돈 천안시장, 문진석 천안시의원, 충남일자리경제진흥원 김찬배 원장까지 모두 참여한 본격적인 축사가 이뤄졌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학창시절 천안역을 통해 통학했기에 예전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름을 추억하며 인파로 북적이는 천안 원도심을 보니 뭉클하다고 했다. 올해 6월 말 준공예정인 천안역사 증개축 사업을 통해 부디 천안역 상권이 과거의 영화를 되찾길 바라며 오늘뿐만 아닌 지속적인 명지역길 이용을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문진석 의원은 재선에 대한 감사와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안역사가 너무 낙후되어 오히려 일대 발전에 장애가 됐음을 말하고 금년 6월 착공 후 완공이 되면 원도심 상권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거라 확신하며 소상공인을 위한 전기세 및 가스요금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하고 매출 증대를 위한 지역화폐 발행 확대를 위해 의정활동을 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시민에게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찬배 원장은 충남일자리경제진흥원의 역할을 소개하며 충남도민들의 일자리 창출 및 소상공인의 애환을 최전선에서 도울 것을 약속함과 아울러 축제를 마음껏 즐겨주시기를 당부하며 축사를 끝맺었다.
28일은 어린이 사생 대회가 개최되었다. 수상한 어린이들의 하늘을 나는 것 같이 좋다, 잘 모르겠다, 3등만 해도 좋았을텐데 1등해서 기분 좋다 등의 귀엽고 솔직한 소감은 절로 엄마미소와 함께 박수와 환호를 자아냈다.

興 2. 즐겨라, 지하상가

공방이 많은 이점을 살려 지하상가는 원데이 클래스 체험으로 가족 단위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공간 특성상 다소 뜨거운 한낮의 햇살을 피하면서 축제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플라워 공예, 가죽 공예, 아로마 향을 입은 반려돌 만들기, 이니셜키링 공예, 캐리커쳐, 레진 공예 등 온갖 다양한 체험 부스가 고사리같은 어린이들의 손을 바쁘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지하상가 만남의 광장에선 마술벌륜쇼, 어린이 인형극, 청년예술인들의 버스킹 등 공연행사도 진행되어 다채로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공방 부스 중간중간 롤플레이 캐릭터쇼로 7·80년대 교복을 입은 플레이어들과 함께 공기·제기차기·딱지치기 체험을 제공하여 색다른 재미를 주었고, VR게임 체험 부스는 어린이들 뿐만 아닌 아빠들의 큰 관심도 얻었다는 흥미로운 후문이다.

興 3. 울려 퍼져라, 역전시장

역전시장에선 재기 발랄한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힘차고 명랑한 진행 속에서 버스킹, ‘춤신춤왕 댄스경연대회’, ‘역전 가요제’가 이뤄졌다.
밝은 분위기의 여성 듀오 모닛과 어쿠스틱 솔로 기타 싱어송라이터 이원 등 재능으로 넘치는 청년 예술인들의 버스킹 무대는 청춘 그 자체로 싱그러워 따가운 한낮의 뙤약볕도 기분좋게 느껴질 만큼 좋은 에너지로 가득했다.
라인댄스 방송댄스 등 각종 장르를 망라하고 가감없는 천안의 끼를 보여준 ‘춤신춤왕 대회’의 대상은 스포츠댄스 듀오인 신지원, 신예서 양에게 돌아갔다. 손깁스 투혼까지 아랑곳하지 않은 열정을 보여준 무대였다.
역전가요제 후보들은 흥의 민족답게 모두 높은 수준의 노래 실력을 선보여 마지막까지 치열한 심사 끝에 대상은 빅마마 ‘연’을 부른 정민혜 양에게 수여되었다. 파워풀한 성량으로 실용음악학과의 저력을 보여준 멋진 무대였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오랜 시간동안 홀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한순간도 마가 뜨지 않도록 기지를 발휘한 재치 넘치는 사회자의 진행으로 마지막까지도 모두의 웃음 속에서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명동거리가 EDM 클럽음악과 맥주파티라면 역전시장은 포장마차 골목을 필두로 막걸리 축제가 성대하게 펼쳐져 또 다른 느낌으로 얼큰하게 축제의 분위기를 달구었다.

흥(興)해라, 천안 원도심

과거 길을 걸으면 몰려드는 인파로 어깨가 치일 만큼 번성한 천안 최대 상권이었던 천안 원도심을 기억하는 이들은 지난 3일간의 흥겨움이 결코 생소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자체와 상인회가 힘을 합해 그동안 치뤄진 총 3회의 명지역길 축제는 천안 원도심의 재발견과 함께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명동거리의 빛나는 밤부터 지하상가의 가족 단위 체험, 역전시장의 열정적인 공연까지, 이 모든 것이 천안 원도심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었다. 젊은 층은 이곳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을테고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는 이들은 잊고 있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따스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천안 원도심이 단순히 ‘천안역 있는 곳’이 아닌,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커뮤니티의 일부임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길 바란다. 앞으로도 천안 원도심 상권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모두가 함께 흥할 우리의 가치있는 지역 유산의 보고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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