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달달함을 채워드릴게요.
수제 디저트 전문점
쿠키봉봉

10번째 이야기 / 2021.03.12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이 들불처럼 트렌드를 휩쓸었다. 각자 소확행을 내세우며 아기자기한 물건을 내놨고, 실제로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내게 당장의 소확행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머랭’이 떠오른다. 오래 전 누군가 선물이라며 사온 머랭 쿠키 하나를 무심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과 입안을 맴도는 단맛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머랭 쿠키 자체가 생소하던 시기라 ‘도대체 이 쿠키의 이름이 뭐에요?’하고 되물었었다. 이제는 쿠키 전문점이 대중화되면서 그 때의 기억은 다소 희미해졌지만, 지금도 머랭을 떠올리면 그때의 기억과 입안에서 사르르 녹던 단맛이 입안에 도는 느낌이다.

천안 흥흥발전소 1층에 위치한 디저트 전문점 쿠키봉봉은 재미난 이름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디저트로 유명한 가게다. 달콤한 머랭 쿠키가 전문이라는 쿠키봉봉을 찾았다.

쿠키봉봉

쿠키봉봉, 이름에서 느껴지는 유쾌함이 있는 곳

쿠키봉봉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처음은 마카롱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주 분야가 쿠키라서 ‘쿠키’, 그리고 사장님 배우자의 애칭인 ‘봉봉’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장님의 애칭이 아닌 배우자의 애칭을 붙인 이유를 묻자 ‘배우자를 사랑해서’와 같은 상투적인 대답 대신 ‘남자 사장이 아닌 척 하고 싶었다’는 익살스런 대답을 들었다.

인터뷰 전, 쿠키봉봉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봤다. 톡톡튀는 느낌의 예쁜 디저트가 즐비했다. 가게이름과 예쁜 디저트 모습 때문에 꼼꼼한 느낌의 여성분이 나오리라는 생각했는데, 정말 사장님의 작전대로 당한 느낌이었다.

인터뷰는 사장님의 성격처럼 유쾌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지금의 유쾌함에 도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원래는 제과제빵과 무관한 일을 했었는데, 업무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회사를 관두고 제과제빵의 세계로 입문하게 됐단다.

평소에 요리라고 하면 볶음밥, 아니면 집밥 백선생 따라하기가 전부였다는데, 어느덧 제과제빵에 흥미를 느끼고 마카롱부터 머랭쿠키까지 척척 만들어내는 걸 보면 신기한 느낌이다. 이만하면 왜 제과제빵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지는데, 사장님의 대답은 ‘재미있어 보여서’다. 국비지원을 통해 제과제빵에 흥미를 붙이게 됐다고 한다.

쿠키봉봉 쿠키봉봉

정말 재미있어 보여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사장님에게 제과제빵은 즐거운 일처럼 보인다. 늘 유쾌한 모습이 자칫 가벼운 느낌으로 보일지는 모르나 사장님의 제과제빵을 바라보는 태도는 진지하다. “누구보다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늘 더 맛있고 예쁜 제품 개발을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비 지원 교육을 받으면서도 ‘나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누구보다 기본기를 신경 써서 배웠다는 사장님. 이제는 ‘머랭’이 그래도 대표 메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밝게 웃었다.

쿠키봉봉

앞으로의 쿠키봉봉은?

최근 사장님이 빠져있는 건, 200일이 지난 아이다. 육아의 고충과 보람을 시시각각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최근에는 ‘답례쿠키’에 관심이 생겨 이를 하나의 아이템으로 가져가고자 노력 중이라고 한다.

예쁜 모양의 쿠키와 케이크, 그리고 포장은 선물용으로 판매하기 좋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모든 일을 혼자서 하는 상황에서 대량 판매는 고민이 많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쿠키봉봉의 이름을 알리고, 또 아이가 자라며 답례할 일이 생기다 보니 ‘답례쿠키’가 좋은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머랭, 파운드케이크, 스콘, 마들렌 등을 꾸준히 만들면서 소소한 단골이 생기는 게 보람차다는 쿠키봉봉. 최근 코로나19 덕분에 조금은 위축됐지만, 요즘은 모두가 힘든 시기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치고 힘든 날, 가만히 들려 달콤한 쿠키와 따뜻한 커피로 일상 속 달콤함을 채울 수 있는 곳. 나만의 작은 사치를 즐길 수 있는 힐링 플레이스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권해주신 마카롱을 입 안에 넣었다. 바스스하고 잘게 부서진 머랭은 언제 먹었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입 안에서 녹았다. 그리고 금세 빈자리를 달콤함과 행복함이 가득찼다.

쿠키봉봉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인스타그램(@cookie_bongbong)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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